거의 10년 전, 아킬레스건염이 심해져서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어요. 걷기도 힘들고, 통증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져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요. 물리치료, 침, 체외충격파, 봉침, 테이핑, 전기자극치료까지 안 해본 게 없었는데, 통증은 여전하고 희망도 점점 사라져 가던 어느 날이었어요.
우연히 Daum 쪽지함을 열었는데, 이상한 광고 쪽지 하나가 눈에 띄더라고요. 보통 같았으면 바로 삭제했을 텐데, 그날따라 손이 멈췄어요. "자연정혈요법으로 모든 병을 고친다"는 다소 황당한 말이었지만, 그때만큼은 혹했어요. 너무 아프면, 말도 안 되는 것에도 기대고 싶어지잖아요.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피범벅 사진에 온갖 증상 치료 경험담이 올라와 있었고, ‘진짜야?’ 하는 마음 반, ‘사기일 거야’ 하는 마음 반으로 보다가 결국 책을 주문했어요. 19만 원을 입금하고 며칠 뒤 도착한 건, 인쇄 질도 낮고 종이도 얇은 엉성한 책 3권이었죠. 아픈 내가 순진했구나 싶어 한탄했지만, 속는 셈치고 내용을 정독했어요.
책 내용은 명확했어요. 피를 빼야 낫는다. 단순히 피를 뽑는 게 아니라, 몸속 오장육부에서 고여 있는 어혈을 뽑아내야 한다는 거예요. 이론도 있었고, 테크닉도 꽤 상세히 설명돼 있었어요. 마음이 움직이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사혈침과 부항도구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집에서 혼자 사혈을 시작했어요.
엄마가 외출하고 돌아오셨을 때, 사혈침으로 제 종아리를 찌르고 부항까지 하고 있는 저를 보시고는 깜짝 놀라 소리치셨어요. “드디어 미쳤구나, 너!” 침으로 찌르고 피를 뽑는 저도 웃기고, 엄마의 걱정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때는 왠지 멈추기 싫었어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믿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첫 사혈은 시작되었고, 그 후 일어난 변화는 정말 놀라웠어요.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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